한양 사는 덕분에 무대인사도 다녀 본다.
이제 나이 들어 아무리 잘생긴 연예인 보더라도 이렇다 할 감흥 없다만. 좀 더 어린 시절이었다면 이런 무대에서 감독과 연예인을 보며 문화적 자극을 강하게 받을 수 있겠지. 그때 무대인사를 보던 소년은 감독이, 배우가, 스텝이 되었습니다 등의 서사.
소소하지만. 이것도 한양이 가진 문화 접근성의 힘 아닐까.
아래는 모임 후기.
1.
의도 만으로 이뤄지는 일은 없습니다.
졸작을 만들 의도로 크랭크 인하는 감독도 없고, 톱스타부터 단역까지 노력 않는 배우도 없을 겁니다.
수정 님이 예매해주신 덕에, 상영 전 감독과 주연들 무대인사를 들었는데. 하나 같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를 반복하더군요.
발언의 진실성을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역시 결연한 각오 만으로 이뤄지진 않더라고요.
2.
‘호불호가 강하다’는 평은 곧 ‘잘 만든 영화가 아님을 돌려 말하기’라는 제 편견이 강화됐습니다.
영화는 기호식품이라 모두에게 잘 맞을 수는 없으나. 잘 만든 영화는 어지간한 입에는 잘 맞습니다.
이건 완전히 기대를 내려놓고, 심야 OCN B급 컬트 무비라 생각하면 상당히 흥미롭지 않을까요.
감히 개연성이나 감정선을 따라가보려는 순간, 고성기 보다 더 깊은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집니다.
3.
저는 감독의 전작 아무것도 안 보고, 네이버 영화 평점 9점 이상만 골라 보는 편식 관람객인데.
어제 마신 술로 얻은 숙취가 상영 시간 내내 강화되었습니다.
코엑스에서 40분 걸어왔는데 아직도 편두통이 가시질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