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재개발 예정지, 청파동

좋은게 좋은 것만은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만도 아니다.

재개발 예정지를 둘러볼수록 몇가지 공통점을 만난다. 입지가 좋은 곳이거나 아직 생활환경이 괜찮은 곳은 그 이유로 재개발이 늦어진다. 재개발을 바라는 투자자 입장에선 좋은게 좋은게 아닌 것.

반대로, 입지가 나쁘거나 생활환경이 열악한 곳은 비교적 쉽게 의견이 모여 재개발이 진척된다. 투자 조건이나 생활 조건으로는 나쁜 조건이 재개발의 신속한 추진과 생활조건의 빠른 개선이라는 점에선 나쁜게 아닌 셈.

그런 면에서, 청파동 재개발은 상당기간 어렵지 않을까. 서울역 인근이라는 너무 좋은 입지에 생활환경도 몇몇 구간 제외하면 나쁘다고 하기도 어렵다. 물론 상대적인 비교긴 하지만.

진행된다 해도, ‘1만세대 대단지’ 이런식으로 천지개벽 재개발이 아니라. 정비, 정돈 수준의 생활환경 개선사업이 현실적일 듯.

배경지식이 없는 내겐 ‘유명한 걸로 유명함’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되는 개미 슈퍼.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것일 뿐.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이유가 있다. 그걸 진득허니 파 볼 의지가 있느냐, 혹은 알아챌 식견이 있느냐의 문제일 뿐.

낙수효과는 좌파랑 우파가 무지하게 싸워대던 주제인데. 집객 효과 측면의 낙수효과는 분명 있다. 개미슈퍼로 사람이 몰리면 그 낙수를 받아 커피 나무가 열린다.

상업용 빌딩으로 들어찰 철도청 부지. 전에는 뭐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 더 발전할 미래를 의심치 않았는데. 인구감소가 명백해지니. 모든 공사장에 물음표가 붙는다. 과연 이 공간이 개발된 후에 다 들어찰까. 아직 콘크리트가 다 굳기도 전인 10년 후에도 의미 있는 개발일까.

‘거주 커뮤니티, 동네 살롱, 낯선이들 간 스몰토크’ 등이 한국 주류 문화가 되기엔 어렵단 생각. 영국 펍, 프랑스 살롱에선 모르는 사람이나 서로 일면식 정도 있는 동네 사람끼리 모여. 느슨한 연대부터 치열한 토론까지 이어진다는데. 이런 풍경이 한국은 안 된다. 적어도 주류가 못 된다.

사회 구성원 간 신뢰도는 올라갔는데, 아직도 서로 간 관계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 트기 애매한거다.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교통정리 되지 않는 한. 스몰토크는 미칠듯 어색하고 어떨때는 결례가 되어 버리는 것.

예외적인 경우/지역도 있다. 성요셉 아파트처럼 성당 커뮤니티를 아파트라는 건출물로 빚어낸 곳이라면. 나도 말년에는, 아니 너무 말년이 아니라도 이런 식으로 커뮤니티를 가진 주거공간에서 살아보고 싶다. 콘크리트 벽만 맞댄 이웃이 아니라, 사고와 행동의 교류까지 맞닿아있는 이웃이 있는.

선점이 중요하다. 고작 플라스틱 스위치 따위가, 가벽도 아닌 벽돌벽을 물리쳤다. 잘 잡고, 버티면 이긴다.

소매치기는 이제 죽은 단어가 된 세상인데. 이걸 전국민 인간성이 업글된 걸로도 볼 수 있지만. 다들 현물성 자산 없이 카드만 들고 다니니 소매치기 해봤자 리스크에 비해 기대효용이 너무 낮아진 경제학적 해석도 가능. 소매치기할 에너지를 보이스피싱에 쏟는게 기대효용이 더 높은 것.

CCTV와 사람 눈이 많은 커피숖에서 노트북/휴대폰 절도는 어렵지만. 오래된 공장 복도 한 켠에 놓인 의자는 못 참지! 인간의 진화라는게 지구 전체 생물종 진화에 비하면 아주 한순간이다. 그만큼 아직 멀었다.

관악구청장 박준희에 이어 만나는 또다른 준희. 100년 가게까지 이어가시길. 로동이 형벌로 여겨지기도 하는 시대라, 이게 덕담인지 악담인지

어지간하면 대충 짐작이나 어거지 망상이라도 해보겠는데. 창진 19세기 정육점은 대체 왜 19세기인지 감도 안 온다. 르네상스 시대도 아니고, 대체 뭘까. 1800년대 감성을 좋아하시는 역사 덕후일까.

아래는 GPT의 대답. 논리적으론 그럴듯한데, 심정적으론 그럴리 없다는 생각.

19세기는 산업 혁명의 시기로, 수공예와 수작업이 중요시되던 시절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이름은 정육점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고기를 다루며, 시간이 테스트한 품질과 기술을 고수한다는 인상을 주려는 마케팅 전략일 수 있습니다.

뻥튀기에 점령된 파출소. 치안 공백이 는다고 봐야하나, 첨단 치안 체계를 활용한 효율적인 통폐합 현장이라고 해야하나. 재개발 예정지를 둘러보면 여지없이 만나는 ‘문닫은’ 파출소.

한국에 살면서 너무 당연하다 여기는 질 좋은 ‘치안’이 앞으로도 계속 잘 유지될지, 그리고 우리는 이 치안에 얼마나 높은 값을 매겨줄지.

글 주제의 연속성은 전혀 없지만. 내 발걸음의 연속성을 고려해 이어쓰는. 한 날에 함께 방문해 대비를 느끼게 해 준 더 현대 서울.

마케팅 원론에 나오는 백화점 운영 방식 들을 시원하게 어기며 성공했다. 이때는 어겼다기 보다는 혁신했다고 해야할까? 시계도 햇빛도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에 몰두하라는 의도로 짓던 룰을 깼다. 자연광 충분히 보시고, 과소비로 느껴질 만큼 여유로운 복도와 층 구성을 만끽하시라.

건물 이름에서 백화점이란 이름을 뗀 것부터, 나는 당최 모를 트렌디(하다는) 음식과 패션 브랜드가 넘쳐나도록 만드는 입점 기준.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정제된 트렌드를 가장 밀도 높게 보여주는 공간이 더현대서울 아닌가 싶다.

용산전자상가였으면 이거 1미터짜리 미니 폭포로 만들고, 물 떨어지는 중간에 행운의 동전 던지는 그릇 갖다 놓을지도.

금싸라기 여의도 땅에 지은 백화점의 가장 핵심 공간을 뭘로 채울건가. 그 집 거실 선반에 뭐 놓여있나 보는 거랑 같은 개념으로. 여길 보면 이 백화점이 뭘 자랑하고 싶은건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시기별로 바뀌겠지만. 이 공간 자체는 텅 비워 둠으로써 한없이 여유롭다. 그래서 사치스럽다. 뭐든 바뀔 수 있다.

장소: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더현대 서울
장소: 성요셉아파트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6길 34

같은 날, 다른 해

  1. 2019 5년 전

    • 두 번째 력도대회 후기

      1. 실패시 냉정할 수 있는가. 가수 이상민의 강연 짤방으로 많이 퍼진 '힘들때 우는 건 3류, 참는 건 2류, 웃는 건 1류'라는 말. 시합에서 리프팅에 성공하…

      7. 일상

  2. 2012 12년 전

    • 건축학 개론, 한가인은 왜 그랬을까…

      왜... 그랬어요? 한가인은 엄태웅을 왜 찾아 갔을까? 십 몇년 전 이루지 못한 외사랑을 왜, 찾아갔을까? 의사 남편과의 불화로 생긴, 인연에서 오는 상처를 치유…

      7. 일상

  3. 2011 13년 전

  4. 2010 14년 전

    • 한번이라도 나 자신과 직면한 적이 있었던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있었던 첫번째 소개팅. 그로부터 3년 후 신림역 근처 샤브샤브 집에서 만나기까지... 난 한 번이라도 내 본질적 모습과 직면한 적이 있었던…

      99. 회상 댓글 1

  5. 2006 18년 전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