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은 메칸더나 줘 버려라

논산훈련소에선 훈련병 3명을 전우조라는 이름으로 짝지어 막사 생활 내내 붙어 다니게 한다.

셋 중 한 명이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나머지 두 명도 무조건 따라가야 하며, 갈 때도 반드시 셋이 손을 잡고 가야한다.

내 전우조로 경희대 원자력학과에 다니다 온 박진관이란 친구가 있었다.

근데 얘네들 과가가 ‘메칸더 브이’라네

메칸더 메칸더 메칸더 브이브이

 랄라랄라 랄라랄라~ 공격개시!

…중략…

메칸더 세 용사 달려가면

무적의 메칸더V 되어

원자력 에너지에 힘이 솟는다!!


노래 전체를 통틀어 단 한번 언급되는 ‘원자력에너지’ 때문이라나.

하기야 그 거대 로봇이 움직이려면 당시 기술로선 원자력이 가장 현실적이었을 거다(응? 만화에 뭔 현실적?)

석유나 석탄을 쓰면 유지비도 장난 아니고, 날아 차기 같은 큰 기술 한 번 쓰면 내연기관에서 매연과 그을음이 발생 할 테니…….

뒷통수에 슬그머니 굴뚝이라도 단다면 무적의 용사로서 영 모양새가 안 난다.

동시대 로봇 만화 대부분이 동력원을 안 밝히거나 순수 공상 동력원을 들먹이는데 비해 메칸더 군은 원자력이라는 꽤나 과학적 접근을 했다.

‘일본의 원자력에너지 업계의 로비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주제가에 흘러 나오는 김국환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며 추측해본다.

 

 

메칸더는 힘이 솟지만, 국토는 골병든다.

2016년이면 지금의 폐기물 시설이 꽉 차서 반드시 새로운 폐기장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주민 투표를 거쳐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하 방폐장)로 최종 선정된 경주.

여기 짓고 있는 방폐장 부지의 암반 약화로 2010년으로 예정된 완공일자가 2012년으로 미뤄지면서 다시 안전성 논란이 일고있다.

당국은 괜찮다고 그러고 시민단체는 불안하다 그러는 것도 여전하다.

관련기사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073009133434451


원자력 발전을 늘린다는 정부

에너지는 전 인류가 공통으로 고민하는 문제다.

핵심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이다.

풀어 말하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직접 생산해 내는 에너지 자치를 실현하는 것이 모든 국가 에너지 정책의 최종 목표인 것.

여기에 부합하는 것이 파력, 조력, 태양열 등의 신재생 에너지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밥심과도 비견할 수 있는 메칸더 군의 원자력은?

밑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결코 재생에너지의 대안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세계수준이 되었다며 국내에 원전을 대폭 늘리고 해외에도 수출한다며 좋아하고 있다.

급증하는 한국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은 원자력 발전이란다.

 

맙소사!

정말 에너지 정책에서 앞서가는 독일 같은 나라는 이미 국민의 극심한 반대로 원전보다 진짜 신재생 에너지에 매진하고 있다.

민주주의 후퇴는 차치하더라도,

에너지 정책은 정말 길을 잘못 들었다.

 

원자력 발전을 퇴출해야 하는 이유

1. 원자력의 제거 불가능한 위험

거대한 밥솥처럼 생겨서 사진으로 보면 귀엽기도 한 원자력 발전소는 크게 세 가지 위험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방사능 유출 등의 가동 중 위험

둘째, 발전소 폭격으로 1타 3피, 4피의 파괴력을 가지는 전쟁 중 위험

셋째, 방사성 원료와 폐기물을 이동/보관하면서 생기는 방사능 유출 위험


이 세 가지는 위험은 완전히 제거될 수 없는 위험이면서 위험강도 역시 너무나 크다.

여기에 비하면 석유나 석탄 때는 화력발전은 소꿉놀이다.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건이 발생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 범위와 규모를 산정할 수 없다고 한다.

석유 때는 화력 발전소는 이에 비하면 터져도 큰 불 한번나면 그만이다.

화력발전이 가마솥이라면 원자력 발전은 독극물이 가득 든 채 끓고 있는 압력밥솥이다.

터지면 뚜껑이 어디까지 날아갈지 모른다. 그 독극물이 얼마나 오래 갈지도 모른다.

방사성 폐기물을 이동하고 보관하는 것도 안전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관계 당국은 당연히 안전하다 그러지만 왜 이런 위험한 찌꺼기를 굳이 만들어 국토 깊숙이 박아 놓는가?

방사성 물질이 땅속에서 완전히 없어지려면 2만 5천년이 걸린단다.

2만 5천년동안 안전할지 그걸 어떻게 아나?

동네 후손이 기형이 될지 사산이 될지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원자력 발전이 화력발전이나 수력발전보다 단가가 저렴해 경제적이라고 하지만 이번 경주 방폐장 만드는데만 1조 5천억이 들어갔다.

수명이 다한 원자로를 철거하는 데는 만들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이 비용은 원자력 발전 단가에 산정하지 않는다.

저렴한 전기료 혜택을 보고 철거 비용은 다음 세대에게 부채로 넘기는 셈이다. 

특별 취급해야 하는 연료와 폐기물 수송에도 많은 비용이 들고 주민들과의 마찰로 또 비용이 든다.

독일의 경우 폐기물 수송열차가 마을을 지나가지 못하도록 주민들이 철로를 점거하며 농성했다.

방폐장 주민이 아니라 단지 폐기물을 싣고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주민들이!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100% 책임 질 수 없는 것이다.

 

 

2. 유한한 우라늄, 위험한 우라늄

원자력 발전의 원료는 뭔가?

우라늄이다.

원자력 에너지가 우리의 든든한 차세대 에너지원인 것처럼 말하는 정부는 우라늄을 청와대 뒤뜰에 재놓고 사나?

전 세계 매장량이 40년이다, 혹은 재처리 등의 기술 발달로 만년을 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땅 파서 찾는 우라늄이 태양만큼 오래갈 수 있는가?

3미터 크기의 원심분리기만 있으면 고농축 우라늄을 통해 핵무기 제작 세팅이 끝난다는데 각 시도마다 전략적 핵폭탄 하나씩 보유하고 지자체 단체장에게 발사버튼을 인수인계 해 줄 셈인가?

왜 굳이 이런 위험한 원료를 수입해서 쓰겠다는 말인가(북한에 우라늄 매장량이 꽤 된다고는 하더라)


 

3. 에너지 권력

석유와 원자력의 공통점은 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이라는데 있다.

초국적 원유회사와 산유국에게 석유라는 에너지원은 거대 권력원이다.

이제 석유가 고갈되면 원자력이 새로운 권력 상품이 될 것이다.

이는 일부 초국적 기득권 세력의 지배강화 이데올로기에는 너무 잘 어울리지만, 세계가 그리고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 아니다.


5년이 아니라 50년을 보라.

GDP(국가 총생산)는 자연이 훼손되거나 국토가 방사능에 오염되는 부분을 감안하지 않는다.

되려 국토오염 시키는데 드는 비용을 생산액으로 잡는 웃기는 부분이 있다.

5년을 주기로 하는 정부정책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신을 뒷받침해줄 건설/에너지 업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원자력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밀 가능성이 높다.

하…

뻔한 이야기지만, 5년이 아니라 50년을 봐야 하지 않는가.

각 정부의 5년은 연속적인 것이지 단절된 별개의 5년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활발한 독일은 이미 2007년 자료에 전기생산량의 12%를 신재생 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http://cafe.naver.com/renewableenergy.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0912

에너지 주권과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도 에너지 독립은 필요하다.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제거될 수 없는 근본적 위험과 매장량 한계를 가진 원자력을 차세대 에너지원에서 퇴출시켜라.


현실감을 상실한 대학생 다운 결론

작년 겨울, 증권사 면접을 마치고 형수 형한테 삼겹살을 얻어먹으며 원자력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잠깐 이야길 했다.

형수 형이 그러더라고, ‘대학생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듣고 나서 첨엔 현실감이 너무 부족한 의견인가 싶었는데, 두고두고 생각할수록 이건 칭찬이다 싶은 거야.

세상은 길들지 않은 자가 바꿔간다 하지 않던가!

기득권의 이해관계로 채워진 현실감을 상실한 채,

옳다고 믿는 이 방향대로 세상을 길들여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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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9&no=47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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