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땅값과 아파트 매매가를 보면 여의도는 당연히 고급 주거지다. 평창동 성북동 같은 성격 다른 주택지를 빼곤, 압구정으로 대변되는 범강남에 맞설 유일한 고급 주거지가 맞다.
그런데, 좁은 여의도에 들어선 아파트를 모두 돌아보고 나니. 적어도 현재의 여의도는 고급 주거지가 아니다. 재건축하면 거의 확정적으로 고급 주거지가 될 곳이라 표현하는게 맞다. 고급주거지(진).
지어진지 50년 된 아파트에서 나오는 녹물과 3중 주차를 감내하고 사는데 이게 어찌 고급 주거지인가. 전세가 3억에 매매가 30억이라는 전세가율도 같은 말을 해주고 있다.
2.
강남에 맞설 거의 유일한 곳이라는 말은. 즉 영원한 2인자란 말이다. 그렇다면 왜 여의도는 안 되고 압구정은 되냐?
두 곳의 아파트 노후화는 비등하다. 여의도가 더 오래되긴 했지만 40년이나 50년이나. 자동차로 치면 20년 된 차나 16년 된 차나 그게 그거잖아.
여기서 인프라의 범주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도로와 편의 시설만 인프라가 아니다. 같이 사는 사람들 역시 일종의 인프라다. 부자들이 모이면 그 자체가 부의 인프라다.
압구정은 조성 초기부터 그 시절 부자가 모여 살았고. 그렇게 수십년 흘러 부자들의 유무형 인프라가 축적되어 있다.
반면 여의도는 18평 소형 아파트부터 시작하는 서민(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부터 중산층이 몰려 만들어진 곳이다.
재건축 후에 50억 100억 갈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전세가 3억이 말해준다.
3.
고만고만한 40~50년 연식 아파트를 죽 둘러보는데, 단지에 들어서면 수초 이내로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이 된다.
보도블럭 상태, 녹지에 자란 풀, 단지 내 게시물과 표지판 상태. 아파트 단지 서너개만 둘러봐도 한 눈에 비교가 되더라.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매매가가 높은 단지일수록 관리도 잘 되어있더라.
4.
투자가치가 아니라 주거가치로 볼 때. 압구정 vs. 여의도.
무승부라고 볼만큼 여의도도 살아가는데 매력적인 곳이다.
한강공원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곳은 여의도 구간. 성공의 3대 요소인 권력(국회), 돈(금융), 명성(방송) 다 모인 곳 답게 볼 것도 살 것도 많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 강남의 중앙에 위치한 압구정이 살기에도 더 매력적인 곳이란 판단. 물론 투자가치는 모르겠다. 좋은 기업이 좋은 투자 대상은 아니듯.

아마 내 눈으로 직접 본 주유소 중에 가장 비싼 듯. 개인 사료로 찍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