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이태원 해밀턴호텔 수영장, 풀파티(pool party)

자신감 있거나 자존감 높거나

둘 중 하나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이태원 해밀턴 수영장!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

이런 진중한 마인드로 파티 후기를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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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위기는 이걸로 전달 끝.

해밀턴 수영장 풀파티는 말 그대로 pool , 즉 수영장에서 하는 파티.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저녁 6시부터 완전히 어두워지는 10시까지 하는 일종의 야간개장이다.

평일엔 오천원하는 생맥주가 풀파티 행사에서는 만원씩이나 한다는게 가슴 아팠고, 

칵테일도 잔당 13000원 이상씩 하므로 파티에서 한잔 이상씩 먹으려면 큰 결심이 필요함.

대략 100평쯤 되어보이는 공간에서,

자신감 넘치거나 자존감 높은 사람들의 인구밀도는 그 순간 대한민국에서 최상위권 지역일 듯.

이런 곳에서도,

누구도 당신과 당신 몸에 대해 관심 가지지 않으니

그저 가서 즐기시길~

강하고 담대하여라~


* 추신

본 파티를 진행하는 파티앤코 관계자분들게 고함

파티 참가자에게 증정하는 클럽음악 믹스CD는…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세요.

불과 5년 전이었다면 혹시 모릅니다. 적절하고 뜻깊은 파티 선물이었을지.

하지만 2013년을 살고 있는 저는 받은 CD를 플라스틱 분리수거 함에 넣었어요.

귀사의 투입 비용 대비 고객의 체감 효용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템 아닌가 합니다.

(만약 재고 처리가 목적이었다면, 귀사의 성공적인 전략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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