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한다.
스포츠 뉴스에서 짤막하게 보고는. 슈퍼스타 아들내미 키우려고 억척인, 외국 싸커맘의 케이파더 버전인 줄 알았다. 지 아들 밖에 모르는 꼰대로 막연히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책 펼치고 머릿말 두 쪽 읽자마자 깨졌다. 그는 근본주의자였다. 순수 근본주의자.
이런 사람과 함께 자랐다니, 손흥민 전성기가 꽤 길게 이어질 수 있겠다 싶다.
담박하다.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를 말하는 단어입니다. 사전 속 이 하나의 단어 안에 제가 추구하는 삶이 다 담겨 있습니다.
단순하게 심플하게,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고, 오늘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책, 그리고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씨의 삶을 관통하는 한 단어. 담박하다.
흥민이가 이룬 많은 것들에 제가 숟가락을 얹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아버지와 아들로 강하게 결속돼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엄연히 다른 존재입니다.
흥민이의 축구는 저의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손흥민, 그의 것입니다.
책 서문의 이 대목 보고, 읽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 사람은 자기객관화를 하는구나. 스타의 부모라면 피해가기 어려울텐데. ‘내가 만든 내 새끼’라는 식으로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지 않는다는 걸 강조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저자 손웅정 · 출판 수오서재 · 발매 2021.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