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투자방법론_적게 쓰고 많이 모으기

‘많이 벌었다고 자랑 말고, 많이 모았다고 자랑해라’

이모 할머니가 그러셨을 거다.
너무 어린시절이라 정확한 화자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미취학아동 시절이거나 초딩 저학년때 였던 것 같은데.
그때 들은 말이 아직도 기억나는 걸 보면 엄청 인상적이었나 보다.

내겐, 400쪽 가까이 되는 이 책이 우리 이모 할머니 말에 대한 해제다.

돈의 심리학 · 저자 모건 하우절 · 출판 인플루엔셜 · 발매 2021.01.13.

나는 볼테르의 다음 말을 좋아한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는 돈에 대한 우리의 행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학창시절에 급격한 기술 발전을 문화 발전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화지체현상’을 배운다.

금융기술 발전과 인류 뇌 구조 발전 사이 간극은 그보다 훨씬 크다.
비쌀때 사고, 쌀때 팔고. 욕망하다 버블을 만들고.
이런 현상은 인류가 냉철한 금융인으로 진화할 때까지 생존해야만 고쳐지겠지.

2006년 미국경제조사원 소속의 경제학자 올리케 말멘디어와 스테판 나겔은 50년간의 미국 소비자 금융실태 조사 결과를 파고들었다. 미국인들이 돈을 어떻게 다루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였다.

두 경제학자가 발견한 사실에 따르면
사람들의 투자 의사결정은 본인 세대의 경험, 특히 성인기 초기의 경험에 크게 좌우되었다.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성장한 사람은 인플레이션이 낮을 때 성장한 사람에 비해 인생 후반에 가서도 채권에 크게 두자하지 않았다. 우연히도 주식시장이 강세일 때 성장한 사람은 주식시장이 약세일 때 성장한 사람에 비해 인생 후반에 가서도 주식에 더 많이 투자했다.

투자자 각자의 위험 선호도는 개인의 경험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능도, 교육도 아니었다. 순전히 언제, 어디서 태어났느냐 하는 우연에 좌우될 뿐이다.

누구든 각자 인생 경험의 맥락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굳이 벗어나려 하지도 않고.
그게 개인이건 법인이건, 과거 성공공식을 되풀이하려는 습성은 동일하다.

비트코인 1억설, 동학개미운동.
이런 오늘을 경험한 20대는 앞으로 어떤 투자 성향을 보여줄까.

반드시 최고 수익률을 올리는 것만이 훌륭한 투자인 것은 아니다. 최고의 수익률은 일회성이어서 반복할 수 없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꽤 괜찮은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리는 게 더 훌륭한 투자다. 최대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투자 말이다. 여기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복리의 원리다.

이론적으로는 최고의 수익률을 매년 올리는게 최고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 책은 통계학 원론이 아니다.
무균질 세계의 이상적 투자론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차선책을 담은 책이다.

복리라는 단어는 너무 많은 책에서 언급해 이제 내겐 사짜 느낌까지 나지만.
사짜는 복리가 아니라, 복리 효과를 누릴 만큼 긴 시간 인내할 필요 없다는 이들이 대개 사짜다.

나는 손실을 본 이후 지쳐서 그만둔 투자자를 여럿 알고있다. 그들은 육체적으로 지쳤다.

이 숫자들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려주는 것은 스프레드시트가 잘한다. 그러나 밤에 아이들을 재우면서 ‘만약 이 투자 결정이 잘못됐다면 아이들의 미래가 망가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는 당신의 마음이 어떨지 알려주지는 못한다.

실수의 여지를 생각할 때 엄밀한 의미에서 ‘견딜 수 있는 것’과 ‘정서적으로 가능한 것’ 사이의 차이를 간과하기 쉽다.

주식담보대출이 아니라 신용대출로 주식에 투자하면 이론적으로는 마진콜 우려가 없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어디서 뭘 담보로 돈을 조달하건, 그게 주식 담보만 아니면 관심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는 인간이라 신용대출이건 주택담보대출이건,
빚지고 투자한 주식에는 심리적 마진콜이 걸려있다.

‘주가가 얼마 이하에 도달하면 청산된다’는 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투자자의 중요한 자원인 인지 에너지에 부하를 준다.

금리 상승 소식. 주가의 알 수 없는 변동. 신용대출 조인다는 뉴스.
자기자본 만으로 투자했다면 소음인 것들이 한껏 과장된 정보로 다가온다.

허망하게도, 투자는 1년을 참아도 하루를 못 참으면 도로아미 타불이 된다.
그 하루치 인내심의 둑을 무너뜨리는 마지막 한 방울의 과부하가, 신용대출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낮추고 내가 가진 것보다 낮은 수준의 생활을 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어떻든 상관없이 독립을 좌우하는 것은 저축률이다. 그리고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저축률을 좌우하는 것은 생활양식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필자의 핵심 주장, 혹은 자신의 저축전략의 요체인데.
번역의 한계인가 뭔가 어렵게 적힌 듯.

‘버는 것 보다 검소하게 쓰고. 아낀 돈은 저축하라’

‘개별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사고, 하루이틀이 아닌 평생 투자하라.’
이런 주식투자계 격언도 결국 벌 확률을 높이는 방법론의 요체다.

그런 면에서 ‘벌이에 비해 적게 쓰고 많이 저축하라’는 건 확률 100%짜리 방법론이다.
필승이다. 실천이 힘들어 그렇지.

‘적게 먹고 운동하면 살 뺄 수 있다’
체중감량을 위한 확률 100%짜리 방법론이다.
아니 좀 양보해서 99%라 하자. 어떤 병이 있을 수도 있으니.

더 적은 것을 가지고 사는 법을 배워라.
이런 삶의 방식은 경제적으로 가장 큰 힘이 되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이 한 줄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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