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캠핑 장비 업그레이드의 끝은 차량 구매, 오디오 업그레이드의 끝은 집 구매라는 말이 있다.
캠핑 장비를 싣기 위해 더 큰 차를 사다 결국 캠핑카를 사게 되고. 더 나은 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이것저것 조합하다 보면 결국 더 좋은 소리를 구현하기 위한 ‘공간’을 사게 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콩치노 콘크리트는 개인 청음실을 갖추기엔 빠듯한 대중을 위한 하이엔드 청음 공간이다.
2.
김규항이 그랬다. 원음이란 건 허상이다. 모든 음원은 철저히 가공된 결과물이다. 오디오 마니아들이 집착하는 원음 재생, 라이브는 자본주의적 미학 환상이라고.
그렇지만 해상도 높은 재생 장비와 그걸 뿌려줄 공간이 불필요하단 건 아니다. 원음이란 유령에 너무 매달리면, 정작 본질인 음악에 대한 감상이 사라지는 걸 꼬집는 게 아닐까.
하이파이 반대편인 로우파이를 즐기는 이들이 있단 거 자체가 하나의 방증이고.
3.
콩치노 콘크리트 음향 설비에 집중하다보면 후기가 원음 어쩌고 하는 식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냥 콩치노는 콩치노 식으로 소리를 재현하는 것 뿐. 그게 실제와 얼마나 같은지에 집중할 필요 없다. 그냥 콩치노의 소리가 있는 것임.
달리 말하면, 여긴 원음을 재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음 자체에 집중하게 해서, 결국 음악을 듣는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공간 아닐까.
가기 전 상상으로는 공간도 음악도 사용자를 압도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공간도 음악도 예상보다 훨씬 아늑했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었음.
4.
애초에 이곳 공간과 음향 장비 모두 특정 장르, 즉 특정 소리 재현을 염두에 두고 세팅했겠지만. 여기서 댄스 음악을 틀고 무도회를 열면 어떨까. 스윙, 살사, 탱고 등 한국의 사교 댄스를 매분기 한번씩 파티 형태로 열면 어떨까 싶었다.
지금의 콩치노 공간 침묵을 깨고 1920년대 스피커가 다시 한번 자기 고향 무대를 재현하는 것. 언젠간 성사될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