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Subject (guest)

“심지어 틀리지도 않았다” 실수에서 교훈을 배울 수도 없는 쓸모없는 가설을 가리켜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중에서

하릴없는 편지

유후~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겨울엔 편이 얼어 못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수취인 불명 반송은 슬퍼요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고시원에는 창문이 없을지도 몰라요 얼마나 많은 날이 가야 하나요 언제쯤 난 괜찮아질까요 일년은 고작 365일 포유류는 오래 살아야 120년 뿐예요 하느님도 외로워 눈물 흘리신다 글쎄, 소개팅이 맘에 안 드셨을까 눈 뜨지마 코 베어 갈지도 … Read more

수지청즉무어(水至淸卽無魚), 인지찰즉무도(人至察卽無徒)

피노키오가 아주 흥미로운 주제를 던져 주었기에 일단 여기에 짤막한 답장 형식으로 글을 올린다. 사실 여기서 가지 쳐 나가는 이야기 몇 개를 생각했는데 한창 논픽션 작성주간이라 고것들은 추후를 기약하자. 아, 그래 노키오 노키오 피노키오~ 관절의 투박함이 슬픈 여인이여. 먼저 네 질문은 대답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다. 네가 청즉무어의 뜻을 모르고 나한테 물었을린 없고, 전에는 흘려듣던 글귀가 오만가지 갈래로 … Read more

돈 벌고 싶은 의지가 약해질 때 보는 시

시째냐? 악아, 어찌고 사냐. 염치가 참 미제 같다만, 급허게 한 백마넌만 부치야 쓰겄다. 요런 말 안헐라고 혔넌디, 요새 이빨이 영판 지랄 가터서 치과럴 댕기넌디, 웬수노무 쩐이 애초에 생각보담 불어나부렀다. 너도 어롤 거신디, 에미가 헐 수 읎어서 전활 들었다야. 정히 심에 부치면 어쩔 수 없고…… 선운사 어름 다정민박 집에 밤마실 나갔다가, 스카이라던가 공중파인가로 바둑돌 놓던 채널에 … Read more

눈물은 왜 짠가

지난여름이었습니다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드릴 때의 일입니다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