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기억을 쇠퇴시킨다.

준희 말에 반대 의견! 기록은 오히려 사람들의 기억을 쇠퇴시킨다. 문자가 없었던 시절 우리에겐 체계적인 쓰기라는 개념이 없었다. 말로 표현하는 것만이 스스로를 표현하거나 집단의 문화, 역사를 전승시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 시기에 바위 또는 나무에 새기는 그림이나 표시가 문자로서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말로 전할 내용에 대한 요약적 상징적 측면이었지 쓰기에서처럼 설명이나 해석의 내용이 아니었다. 체계적 … Read more

그 책상은 누가 옮겼나?

요즘 신영복 교수의‘나의 동양고전독법 강의’를 읽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게 된다. 아래는 책의 일부분 ————- 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젊은이들이 노인을 깍듯이 예우합니다. 노인이 타면 얼른 일어나 자리로 안내하고, 노인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어쩌다 미처 노인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는 그 자리에서 꾸중을 듣는다고 합니다. 의아해 하는 나에게 들려준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이 지하철을 저 노인들이 만들지 않았느냐!” 는 … Read more

똑똑한 이는 지키고, 어리석은 이는 바꾼다.

지금은 심리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완석이랑 만나면 나의 심리상태가 주 화제거리다. 하여튼 스물 여남은 살까지 연애 못 해 본 경우는 연구대상감이란다. 그래서 완돌이 석사 끝날 때 까지 연애불능자면 졸업논문 대상이 되어 주기로 했지. 아마 대학 3,4학년 때 쯤 완돌이랑 한 번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돌 – 형은 뭔가 어긋 나려는거 알아? *이 때의 어긋남은 … Read more

만들다 만 신 3. 요즘 대세인 ‘나쁜 남자’ 예수, 알라

사람들은 왜 종교를 가지는가? 혹은 왜 종교를 만들었는가? 종교인 입장에서 이 질문은 선후관계가 뒤바뀐 걸로 보일 듯. 신이 먼저 나고 인간을 만들었으니, 종교(신)가 먼저 존재한 후 인간이 어떻게 신의 존재를 알아가는 가의 형상이 되어야겠지. 아직은 비종교인인 내가 정의하는 종교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서비스업’ 인류는 글이 생기기 이전부터 벽에 그림이나 표식을 그려놓고 제사를 지냈다. 원인을 알 … Read more

No Subject (guest)

실패는 그 자체로는 값진 것이 아니다. 그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어야 가치를 가진다. 보통 그 가치를 캐내는 과정은 쓰고 시다. 냉혹한 자기반성이 따라야하는 과정

No Subject (guest)

실패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의 발견이 필요한 것이며, 실패가 값진 것이 아니라 실패의 교훈이 값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334쪽

매너는 배려다.

독서실 생활 한 달 반이 되니 휴게실 열람대에 꽂혀 있는 잡지를 거의 모두 보게됐다. 열람 순서가 대충 시사잡지->정체불명 무가지->대학내일 순인데 정체불명 무가지에서 마침 매너에 관한 기사를 읽고 이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잽싸게 글로 옮겨본다. 여성잡지나 남성잡지, 혹은 싸이월드 게시물(여긴 없는게 없다)에 남자의 매너는 어쩌저쩌해야 한다는 식의 글은 단골손님이다.(편집자에게 새로운 소재를 발굴할 지적인 매너가 없나 보다) … Read more

우린 또 어디에 홀려있는가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