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 마종기

낚시시질하다가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 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평생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가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 위에 엎드려 물고기 같이 울었다. 최근에 알게된 시인데 좋아서 올려~

신해철의 쾌변독설

“우리가 입을 것 못 입고 먹을 것 못 먹고 너희들을 기르는데다가 우리 인생을 희생했다고 하잖아요. 자식들이 입지 말라고 얘기한 적 없고 먹지 말라고 얘기한 적 없거든요. 자기가 좋아서 한 거잖아요 그게 사실이라고 쳐도 그게 사실이라면 자기 좋아서 한 것을 가지고 아래세대들에게 그것을 인정해 달라고 외치는 순간 모든 게 끝나는 거구요 점잖게 앉아 받아먹는 수밖에 없는 … 더 읽기

프랑스 68, 일본 69, 그리고 한국의 70

한 4년 쯤 전이다.하도 하루키 하루키 하길래 ‘상실의 시대(원제인 노르웨이의 숲이 더 멋있다)’부터 댄스댄스댄스… 뭐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 안 나는 일본작가 작품들을 연달아 읽었더랬다. 요시모토 바나나도 있었던 것 같고. 제목은 키친이었나?여튼, 그러다가 하루키의 ‘69’ 라는 책을 읽었는데 여지없이 재밌더군.확실히 하루키는 두꺼운 책장을 가볍게 만드는 재주가 비상하다. 술술 넘어가게 하지. 그 후에 전태일 평전을 읽었는지, … 더 읽기

쿠에게 – 나는 요런 책을 읽어왔다

책을 추천해 달라… ‘나에게 양서가 당신에겐 악서’ 일 수 있고, 책을 추천한다는 것이 왠지 ‘지적 오만’ 으로 느껴져서 자제하는데… 추천이라기 보다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의 패러디 판으로 최근에 재미나게 읽은 책들을 나열해 본다. 리영희 – 대화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대담 형식이라 술술 넘어간다. 딱히 자서전이라기보다 한국 근현대사의 기록이라고 보는게 더 옳은 듯. … 더 읽기

No Subject (guest)

“재산이 탐나서가 아니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 ‘지식e채널 4편 스피노자 편에서’ 부친이 남긴 유산을 여동생과 처남이 모두 착복하자 소송을 걸면서 스피노자가 했던 말 실제 재판에서 승소한 뒤 다시 모든 유산을 동생에게 줘버린다. 이렇게 엄하면서도 쿨한 오빠가 있다니!!

No Subject (guest)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 볼테르 (1694 ~ 1778, 프랑스 계몽 사상가)

‘2분의 시간을 할애해 드리죠’ – 세번째 이야기

우리 동네 홈플러스엔 왜 그리도 사람 공부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지… 벌써 이런 부류를 세 번째 만나다 보니 연재물이 되어 버렸다. 엠피삼 이어폰을 사서 홈플러스 의자에 잠깐 앉아있는데 아가씨가 다가와서 묻는다. “저기 혹시, 성서공단에서 일하시지 않으셨어요? 어디였지…” (젠장, 이제 이런 사람들은 단 한 번에 느낌이 온다) 나 – 아~네, 혹시 사람 공부하시는 분 아니세요? “아, 맞는데…” … 더 읽기

기록은 기억을 쇠퇴시킨다.

준희 말에 반대 의견! 기록은 오히려 사람들의 기억을 쇠퇴시킨다. 문자가 없었던 시절 우리에겐 체계적인 쓰기라는 개념이 없었다. 말로 표현하는 것만이 스스로를 표현하거나 집단의 문화, 역사를 전승시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 시기에 바위 또는 나무에 새기는 그림이나 표시가 문자로서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말로 전할 내용에 대한 요약적 상징적 측면이었지 쓰기에서처럼 설명이나 해석의 내용이 아니었다. 체계적 … 더 읽기

그 책상은 누가 옮겼나?

요즘 신영복 교수의‘나의 동양고전독법 강의’를 읽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게 된다. 아래는 책의 일부분 ————- 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젊은이들이 노인을 깍듯이 예우합니다. 노인이 타면 얼른 일어나 자리로 안내하고, 노인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어쩌다 미처 노인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는 그 자리에서 꾸중을 듣는다고 합니다. 의아해 하는 나에게 들려준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이 지하철을 저 노인들이 만들지 않았느냐!” 는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