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Subject (guest)

술을 마시되 취하지 말고 사랑을 하되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훔치되 부자들의 것만 건드려라 -판초 비야(1878~1923)

치즈케익의 달콤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년 하반기 시작할때 쯤, 환희에게 썼던 편지 엠바고(보도기간 유예) 해제 —————————————————– 치즈케익을 함께 하기로 했으나, 요즘 내가 사춘기를 겪으며 사인 그래프의 최저점을 찍고 있는 형국이라 날짜를 기약하기 어렵다. 한 테이블에서 치즈조각을 나누기 전에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어 키보드를 톡탁인다. 말보다는 글이 더 정제되고 정리되며 기록할 수 있기에 ………………………………. 환희는 PD가 되고 싶어 합니다. 실물보다 사진이 좀 … Read more

김치를 쏟다

냉장고에서 꺼낸 김치 한 통을 순식간에 쏟았다 몸이 쏟아져 나왔다 응고되지 않은 몸속의 피가 범벅이 돼 있는 김치 발효된 아우성 소리 제몸에 사무치게 부풀리던 숨소리를 깊고 뜨겁게 남겨 놓으려고 한듯 김치통 내부가 온통 붉은 물이 들어 있었다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아도 쉬이 지워지지 않는 저 아린 얼룩무늬들 김치 국물을 연거푸 닦는데 남은 자국들이 누군가 울다간 … Read more

교수님들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우리과 86학번 이강형 선배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 선배는 85학번, 세상엔 잘못된게 많아 바로잡을 것도 많았다네 어떤 날엔 손에 펜을 쥐고, 어떤 날엔 짱돌, 어떤 날엔 깨진 보도블럭, 또 어떤 날엔…… 그렇게 펜 말고 단단하거나 뜨거운 물체를 잡는 날이 많아지던 때, 자기 같은 학생들이 북문에서 일청담까지 줄을 설 정도였다네 이건 비유가 아니라 진짜 사실, 언론학도가 … Read more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은 어디에 떨어졌을까?

도서관 대출 마감을 앞두고 그간의 대출이력을 훑어보다, 양서는 나눠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추천도서를 선정하는 오만한 글을 좀 썼다. 아래는 학과 게시판에 올린 글이고, 뒷 부분엔 못다 한 책 이야기가 이어진다. ———————————————————————————– 257 입학 후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대여한 권수입니다. 졸업예정자는 이번 달 25일이 대여마감이라 그 간의 대출이력을 검색해 봤지요. 07년도에 제가 mbc PD의 말을 빌려, ‘대학은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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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주식이라는 일본어는 매매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참여한다는 증표였다. 그 안에는 주식을 지닌 사람들끼리의 연대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사업에 참가하기 위한 출자, 그것이 주식이었던 것이다. 이 고전적인 말의 유래를 우리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작금의 리스크 전매를 주체로 하는 금융게임은 어떤 이론적 의장을 입히더라도, 인간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히 … Read more

No Subject (guest)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젊은 날을 마음 아프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월에 피는 꽃도 있고 오월에 피는 꽃도 있다. 때가 되면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생은 먼 길이다. -박범신의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꽃은 일순간 피는것 처럼 보이지만 그 전에 뿌리며 줄기며 세포들이 얼마나 바지런히 움직이는지.

누가 먼저인가? (교수와 학생의 사귐)

학교 전산실에서 토익 동영상 강의를 듣다 진동벨이 울렸다. 수신자로 뜨는 이름 ‘김재홍 교수님’ 뜨아!!! 휴대폰 산 지 2년이 넘어가지만 한 번도 뜬 적이 없었던 발신자. 항상 내가 걸기만 하던 일방통행 번호가, 진동벨로 졸음을 깨트렸다. 으아아아~ 전화 받으러 황금히 일어서니 마침 운동화끈이 풀려서 철퍽철퍽 전화를 받으니 교수님이 말하신다 어, 박준희군 – 네, 교수님 자네 내가 누군지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