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일드로봇’, 결국 친절함이 이긴다.

웰메이드 최루탄 ‘공업적 최루법’이라며 애써 폄하해보지만. 눈물나는 잘 만든 가족 극이다. 영화 도입부엔 애니메이션 해상도가 생각보다 낮아서 뭐 좀 별로네 싶었는데. 내가 영화관 가장 앞자리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극에 몰입하면서부터는 해상도고 나발이고 생각도 안 나더라. 역시 서사가 최고의 그래픽카드요 최상의 랜더링이다. 친절함이 이긴다 전연령 관람가 영화답게. 후반부에 등장인물이 대놓고 ‘친절함이 가장 강력하다’며 영화 … Read more

‘댄스 뮤직 아카이브’, 모든 문화는 각자 나름의 아카이브가 필요하다

EDM, 더 좁게는 서울의 클럽 음악과 디제이에 대한 아카이빙 책자라니. 엄청 니치한 마켓에 대한 아카이빙이라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12년째 즐기는 살사, 바차타 같은 라틴댄스는 이보다 더더더 니치하고 마니악한 취미아닌가? 이 꽤나 두꺼운 양장본 책을 덮고 나니. 라틴댄스계 아카이빙도 필요하지 않나, 누군가는 시도해야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가려고 지하철을 타진 않는다. 반면 한때 … Read more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_독서토론후기

이미 책 자체는 지난 독후감에서 충분히 혹평했다. 하지만 토론 도구로는 어떤 책이든 나름의 몫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내용이 좋으면 좋은대로, 별로면 또 그대로 논의의 불쏘시개로 쓸 수 있으니. 주요 논의 하단 쿠팡 링크로 구매시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쿠팡에서 본 책의 상세정보 보기

‘펀치’_좋아하는 일이, 진짜 일이 된 사람의 충만한 이야기

만화 마니아였던 소녀가, 출판사 만화 편집자로 일하면서 쓴 에세이. 좋아하는 일이 정말 일이 됐는데도, 그 좋아하는 대상도 감정도 사그라들지 않아 좋다.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듦.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 버리면 불행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 경우엔 좋아하는게 직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뭔가 불순물이 섞여 발효가 실패한 케이스 아닐까. 이상적으로는 좋아하고, 잘하고, 가치있는(=사회적 인정과 … Read more

‘나는 지금 쿠바로 간다’_쿠바 여행기 포스팅 묶음?

종이책 출판물 퀄리티로는 아쉽다. 블로그 포스팅이었다면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었을 텐데. 출판사 교열이 된건지 의심스러운 비문이 책 내내 나오는데, 저자 이력이 부산일보 신춘문예 등단이라니. 부산일보 신춘문예의 수준에 대한 의구심이 좀 든다. 에세이는 개인의 느낀 점을 쓰는 장르니, 개인의 호오야 얼마든 노출해도 좋지만. 체게바라에 대한 개인적 호감과 극찬. 상투적인 표현 외에는 딱히 인상깊은 구절이 없다. … Read more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_흔한 중년 타겟 자기계발서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책

일단, 이걸로 독서토론뿐 아니라 모임의 발제까지 해야하므로 정성들여 읽어야 하는 상황이 좀 빡침. 이런 심경을 배경으로 독후감을 쓴다. 40대, 중년, 혹은 인생의 반화점에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한 책 원제가 Repacking your bags다. 즉, 이미 짐을 한번 꾸려 떠나봤던 사람들, 이제 좀 다녀봤으니 짐을 다시 꾸려야하는 사람을 타겟으로 한다. 한국어판 부제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 Read more

트레바리 총 11번 해 본 소비자의 리뷰

좋은 인연은 중하고 귀하다. 트레바리 덕분에 좋은 인연들 만났으니. 돈 내고 서비스를 쓰는 소비자지만, 어느정도 대학교 동아리 같이 여기고 응원하고 싶은 맘도 있다. 어느덧 트레바리 웹사이트 마이페이지를 보니 총 11번째 클럽을 진행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간단히 리뷰를 남겨 본다. 고학력, 대기업 직장인 모임 어차피 내가 나간 한정된 트레바리 모임을 모수로 놓고 이야기하는 거니. 편항성은 깔고 … Read more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독서토론 후기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수필이기에. 장르 특성을 고려하면 저자 이직의 개연성을 반드시 납득시켜야 할 필요는 적다. 다만, 이 책이 65세에 박물관 경비원으로 정년퇴직하신 분이 기념으로 쓴 수필집이거나, 미학 전공자가 박물관을 오랫동안 방문하며 남긴 기록이 아니라. ‘뉴욕의 화려함을 대변하는 뉴요커 잡지사에서 일하던 직장인이 갑자기 박물관 경비직으로 전직함’이라는 대비가 중요한 차별점이기 때문에. 비록 수필집이지만 저자의 이직 당위성을 … Read more

그냥 외우자, 시간은 ‘내가 아는 대로’ 흐르지 않는다.

why가 아니라 how, what 사이먼 사이넥이 ‘why에서 시작하라’는 멋진 말을 남겼는데. 업무할때는 참 좋은 말인데. 자연과학에서는 좀 접어둬야 할 필요도 있다. 왜 이해하려하냐. 받아들여라. 현상을 현상으로 활용하라. 반드시 모든 현상의 근원적인 이유, why를 알아야할 필요도, 알 수도 없다. 양자역학의 근본 원리나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몰라도 괜찮다. 그걸 신의 섭리라고 쳐도 무방하다. 그 현상으로 반도체 … Read more

이처럼 사소한 것들_토론 후 다시 쓰는 독후감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해야하나? 1985년 아일랜드의 사회상을 알아야 더 몰입할 수 있었을텐데 ‘평범한 소시민의 각성’이라면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가 더 크게 와닿지 않았을까. 주인공 빌 펄롱이 아내에게 한 ‘우린 참 운이 좋지’라는 말에서 ‘운’은 뭘까. 순간의 재수가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위치. 즉 중산 계급에 해당한다는 말 아닐까. 빌 펄롱은 출생이 불행으로 세팅된 소설 속 인물이라, … Read more